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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이야기

탄수화물 제한 다이어트와 그 위험성에 관한 이야기

by 류린하 2023.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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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몸은 음식물로부터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받아야 한다. 그때 주된 에너지원이 되는 게 탄수화물이다. 탄수화물 1g은 체내에서 산화되어 4kcal의 열량을 제공하는데 평균적인 소화흡수율은 98%나 된다. 즉, 섭취한 탄수화물 거의 대부분이 흡수되어 체내에서 이용된다는 것이다. 지질이나 단백질도 에너지를 공급하는 기능은 있다. 하지만 뇌, 적혈구, 신경세포는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그래서 이들의 기능유지를 위해서 탄수화물 섭취는 필수적이다. 그 외에 근육에서도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므로 하루에 최소한 50~100g의 탄수화물 섭취가 꼭 필요한데, 밥 1 공기(210g)에는 탄수화물이 69g 정도 함유되어 있으니까 비교적 쉽게 섭취할 수 있다.

 

혈당이 낮아진 상태 거나 탄수화물 섭취가 줄어들거나 중단되었을 때 뇌, 적혈구, 신경세포 등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공급하려면 혈당치를 올려야 한다. 이때 단백질 등으로부터 포도당을 새로 합성하는 포도당 신생합성이 이루어지는데 포도당 신생합성은 주로 간과 신장에서 체조직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고, 아미노산으로부터 포도당을 생성하면서 몸의 근육이 빠진다. 그러니까 탄수화물의 적당한 섭취는 체내 단백질의 분해를 억제할 수 있는 것이다.

 

또, 탄수화물 섭취가 부족하거나 소아 당뇨병, 인슐린 의존성 당뇨병이라고도 불리는 제1형 당뇨병처럼 탄수화물의 체내이용이 어려운 경우엔 우리 몸의 세포는 주로 체단백질이나 체지방을 분해해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데, 이때 체지방이 주된 에너지원이 되면 우리 몸에서는 다량의 아세틸 CoA가 생성되지만 탄수화물 섭취 부족으로 옥살로 아세트산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져 TCA 회로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한다. 그래서 아세틸 CoA는 TCA 회로를 들어가는 대신 축합해서 아세토아세트산, β-하이드록시뷰티르 산, 아세톤 등의 케톤체를 과량 생성한다. 혈액 내에서 케톤체 농도가 계속 높아지면 혈액은 산성으로 기울어지고 산혈증(산독증)이 되어 호흡기에서 아세톤 냄새가 나거나 갈증, 식욕부진, 다뇨, 뇌세포 손상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다. 오랜 기아 시에도 혈당치는 낮아지고 체지방을 주된 에너지원으로 이용해 다량의 케톤체가 생성된다. 이때 뇌세포는 포도당 대신 케톤체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게 되는데 뇌세포의 주된 에너지원인 혈당공급을 위해 체단백질이 계속 분해되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아줘 기아에 대한 적응반응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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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CA회로>>

TCA는 카르복실기 3개를 가진 구연산을 말해요. TCA 회로가 진행되려면 산소가 필요하다. 6탄당인 포도당이 혈액을 통해 세포 안으로 들어가면 포도당은 세포질에서 해당과정을 통해 산소 없이 2 분자의 3 탄소 유기산인 피루브산으로 분해되고, 피루브산은 산소가 충분한 미토콘드리아 안으로 들어가 탄소 2개인 아세틸 CoA로 산화된다. 아세틸 CoA 한 분자는 탄소 4개의 옥살로 아세트산과 결합하면서 CoA가 빠지고 탄소 6개인 구연산을 생성하는데 이 반응을 시작으로 여러 단계를 거쳐 TCA 회로가 진행된다. TCA 회로가 1회전 할 때 3 NADH, 1 FADH₂, 1 GTP, 2CO₂가 생성되고, 마지막 단계에서 옥살로 아세트산이 재생산되면서 다시 새로운 아세틸 CoA와 결합, 구연산을 생성하면서 TCA회로는 반복된다.

 

탄수화물 제한 다이어트로 대표적인 게 키토제닉 식단이다. 키토제닉 식단은 일명 저탄고지, 저탄수화물 고지방식이를 말하는데 식약처에서의 설명으론 의료계에서 약물로 치료되지 않는 소아 뇌전증 환자나 신경계 질환 치료를 위해 극단적으로 탄수화물을 줄인 식단을 말한다고 한다.

 

일반인이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줄이게 되면 뇌는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못한다. 스트레스도 높아지고 집중력은 떨어지고 체력도 급속도로 떨어질 것이다. 쉽게 짜증이 나거나 움직이기 귀찮아할 수 있다. 우리가 섭취한 탄수화물은 에너지를 생성하고 남은 포도당이 근육이나 간에 글리코겐의 형태로 저장되는데, 간에는 4~6%, 근육에는 글리코겐이 1% 이하로 있지만 신체 내 근육량으로 인해 총저장량은 간보다 훨씬 많다.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은 12~18시간 금식 후에는 혈당으로 모두 소모되고, 그 이후엔 근육에 있는 글리코겐이 포도당으로 합성되어 쓰이기 때문에 근육에 결합되어 있던 체수분도 같이 빠지게 된다.

 

또, 만약 당뇨병처럼 혈당 조절이 잘 안 된다면 탄수화물 섭취를 극단적으로 줄였을 때 저혈당이 올 수 있다. 저혈당은 기운이 없어지거나, 오한, 두통, 피로감등이 나타나는데 심해지면 경련이나 발작, 쇼크로 인한 의식불명, 사망까지 갈 수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게다가 고지방식이로 인한 혈중 중성지방 수치와 콜레스테롤 수치 상승, 지방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케톤으로 인한 두통이나 피로감 등이 생길 수 있다. 혈액 중에 중성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이 많으면 혈액의 점도가 커져서 혈류는 느려지고 혈관 벽에 그 물질들이 축적된다. 동맥벽에 이런 현상이 많이 나타나는데, 동맥 내벽에 콜레스테롤 플라그가 축적되면 동맥경화가 발생할 수 있고, 고혈압도 따라온다. 동맥경화가 심해지면 플라그는 더욱 축적되어 악화되는데, 이 현상이 심장 혈관인 관상동맥에 일어나게 되면 관상동맥경화증, 뇌혈관에 일어나면 뇌졸중(중풍)이 된다.

 

*불포화지방산은 몸에 좋다고 많이 먹어도 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불포화지방산을 과잉 섭취하면 가슴샘과 비장(이장)의 무게가 감소하고, 림프구의 증식능력이 감소하며 지연성 피부반응이 연장된다.

 

다시 돌아와서, 저탄고지 식단은 위의 이유로 장기적인 식단으로는 무리가 있다. 단기적으로 성공하더라도 다시 원래의 식단으로 돌아간다면 당연히 요요현상이 올 수밖에 없다. 우리의 몸은 체중을 그 상태로 유지하려는 습성이 강한데, 급하게 빠진 체중은 다시 돌아오다 못해 체중이 이전보다 더 늘어나게 된다. 그리고 영양분 섭취가 제대로 되어야 몸의 면역력도 높아질 텐데 영양분 섭취가 제대로 되지 않으니 면역력도 떨어질 것이다. 탄수화물을 갑자기 줄이게 되니까 몸에서는 탄수화물을 더욱 원하게 되면서 폭식을 할 수도 있다. 부정맥 발생 빈도도 높아진다.

 

저탄수화물식이를 꼭 해야겠다면 지방을 늘리는 것보단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 탄수화물 20~30%, 단백질 50~60%, 지방 20% 정도로 구성해서 하루에 한 끼는 꼭! 균형 있는 식단으로 섭취해 주는 것을 권장한다. 그리고 충분한 수분 보충과 1주일에 4회 이상 최소 45분 간 운동을 겸한다면 좋은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혈중 HDL-콜레스테롤 수치도 5mg/dL 정도 상승하니까 운동도 같이 해주면 더욱 좋다.

 

* 고단백식사를 장기간 하게 되면 단백질 분해 산물인 요소를 처리하기 위해 신장에 무리한 부담을 주게 된다. 그러니까 과거에 신장질환을 앓았던 사람이나 현재 신장 기능이 좋지 않다면 고단백질 식사는 피해야한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탄소 역시 체내에서 지방으로 전환되어 지방조직에 축적될 수 있으므로 단백질을 과잉섭취하는 경우에도 살이 찔 수 있다. 고단백질 식사를 하게 되면 단백질의 일부가 대장에서 센균에 의해 분해되어 아민체를 형성하게 되며, 후자는 장운동을 억제하여 변비를 유발할 수 있다. 또, 소변 내 칼슘 배설이 증가되어 골다공증이 초래될 수 있으며, 갱년기 이후의 여성에게 있어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물론 이런 식이로 도움을 봤고, 건강이 좋아졌을 수도 있다. 다이어트는 사람마다 맞는 방법이 있고, 그 방법이 이 식이요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위험성이 없는 건 아니니까 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한 뒤 결정했으면 좋겠고, 미용 목적이든 건강 목적이든 안전하게 다이어트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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