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중의 독성물질은 인체에 섭취될 때 해를 주거나 정상적인 건강상태를 유지하는 데 지장을 주는 물질들로 자연식품에 본래 들어있는 내인성 독성물질(intrinsic toxic compound), 오염된 미생물이 분비하는 독성물질, 식품의 제조과정 중 혼입 되는 독성물질, 인위적으로 첨가되는 독성첨가물, 식품공해에 의한 독성물질과 같은 외인성 독성물질(extrinsic toxic compound) 등이 있다. 내인성 독성물질은 그 출처에 따라 식물성 독성물질과 동물성 독성물질로 분류할 수 있다.
식물성 식품의 독성물질
식물성 독성물질은 대개 천연식품에 함유된 2차 대사물질로서 주로 급성 및 아급성 독성을 유발하는 자연독이 많다.
독버섯의 독성물질
버섯 중에는 독을 함유한 것이 많고 식용버섯으로 오인하여 섭취함으로써 심한 중독증상을 일으킨다. 약 50여 종의 독버섯 중 20여 종이 맹독성인 것으로 알려져 있고 대표적으로 알광대버섯(Amanita phalloides), 광대버섯(Amanita muscaria), 화경버섯(Lampteromyces japonicus), 미치광이버섯(gymnopilus spectabilis), 독깔때기버섯(Clitocybe acromelalga) 등이 있다. 독버섯의 주요 독성물질은 아마니타톡신, 무스카린을 포함해 약 12종이 잘 알려져 있다.
- 아마니타톡신 amanitatoxin
아마니타톡신은 세포 용해성 독소로 간장독, 신장독을 일으키며 버섯독 성분 중에 가장 맹독성이며 내열성인 독성물질이다. 흰 알광대버섯, 알광대버섯, 독우산광대버섯 등에서 발견되며 치사율이 50~90%에 이른다. 아마니타톡신의 구조는 트립토판을 비롯한 7~8개의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환상펩티드이며 팔로톡신(phallotoxin)군과 아마톡신(amatoxin)군으로 구분된다. 팔로톡신군은 속효성으로 주사로 투여 시 1~2시간 내에 사망에 이르나 경구투여 시 독성은 크지 않은 데 반해 아마톡신군은 독성이 10배 이상 강하지만 경구투여 시 15시간 정도 있어야 독성이 나타난다. 중독 시 10~20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설사, 복통, 구토, 황달 및 콜레라 같은 증상을 보이다 대개는 수일 내 사망한다.
- 무스카린 muscarine
무스카린은 파리버섯, 무당버섯, 깔때기버섯 등에서 발견되는 맹독성 알칼로이드로 치사율이 매우 높다. 부교감신경의 흥분을 일으키고 심한 발한, 침 흘림, 뇌손상, 경련, 환각, 혼수 등과 같은 증상을 일으키며 위장 및 내장 중독 증세를 나타낸다. 중추신경에도 작용하여 환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보통 24시간 내에 회복되지만 다량 섭취한 경우 사망하기도 한다. 무스카린에서 유도된 것으로 알려진 무스카리딘(muscaridine)도 그 분포, 작용은 비슷하다.
- 사일로시빈 및 사일로신 psilocybin / psilocin
환각버섯속의 버섯류에 함유되어 있는 향정신성 유독성분으로 애광대버섯, 마귀광대버섯, 미치광이버섯, 목장말똥버섯 등에 함유되어 있다. 사일로시빈이 체내에서 가수분해되면 독성이 10배 강한 사일로신이 생성된다. 중독증상으로는 개인차가 있으나 급격하게 나타나며 섭취 후 3~4시간이 지나면 환각작용이 일어나고 손발과 혀가 꼬부라지며 기억력 감퇴, 지각능력 상실, 동공확대, 환청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 램프테롤 lampterol
램프테롤은 일루딘 S(illudin S)라고도 하는 화경버섯, 깔때기버섯 등의 유독물질이다. 중독증상은 섭취 후 30분~3시간 후에 나타나며 주로 위를 자극하여 구토, 설사, 복통, 오한 등의 증상을 일으키고 치명적인 경우가 많다.
- 기타
이보텐산(ibotenic acid)과 그 분해산물인 무시몰(mucimol)은 광대버섯과 마귀광대버섯에 존재하며, 구토 증상과 함께 이상 흥분을 일으켜 환각, 정신착란 등을 일으키는 향정신성 독성분이다.
부포테닌(bufotenine)은 광대버섯, 마귀광대버섯, 땀버섯 등에 함유되어 있으며 정신착란, 환각, 혼수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독깔때기버섯의 아크로멜산(acromelic acid)은 같은 구조의 A와 B가 있으며 강한 신경독성을 나타내 교감신경의 흥분으로 혈관수축과 말초혈액 순환 장해로 손발 끝이 부어서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코프린(coprine)은 두엄먹물버섯에 함유되어 있으며, 일종의 아미노산으로 몰리브덴과 킬레이트를 형성하여 알데히드 디히드로게나아제(aldehyde dehydrogenase)의 작용을 저해한다. 따라서 알코올과 함께 섭취하면 혈중 알데히드가 축적되어 안면홍조, 심박동 가속, 현기증, 구도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솔라닌
감자에 함유된 쓴맛의 솔라닌은 솔라니딘(solanidine)이라는 스테로이드계 알칼로이드에 포도당, 갈락토오스, 람노오스가 결합된 배당체이다. 신선한 감자에는 미량존재하지만(0.000%~0.01%) 발아 시 함량이 크게 증가되어 녹색의 발아부위에는 0.2~0.5%가 존재하고 초록색 부분에 0.04% 이상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0.4%를 초과하면 식중독을 유발하며 생체에 존재하는 콜린에스터라아제(cholinesterase, 콜린에스터레이스)의 작용을 억제함으로써 독성을 유발한다. 주요 증상은 섭취 후 수 시간 내에 복통, 설사, 위장장애, 현기증, 호흡중추마비, 의식장애 등이다. 사람에 대한 솔라닌 중독량은 25mg, 치사량은 400mg으로 추정되고 있다. 솔라닌은 난수용성이고 열에 강하여 일반적인 가열에는 쉽게 파괴되지 않으므로 발아된 부위나 녹색 부위를 제거한 후 조리하는 것이 좋다.
시안배당체 독성물질
시안배당체는 청산배당체라고도 불리며 청매, 복숭아씨, 살구씨, 수수 등에 함유되어 있는 물질로 시안배당체 자체는 인체에 무해하지만 산이나 효소에 의해 가수분해되어 생성된 시안산(청산, HCN)이 독성을 나타낸다. 시안산은 구토, 복통, 호흡곤란, 경련 등을 일으키고 중추신경을 자극하는 동시에 스토크롬(cytochrome) 산화효소를 저해하여 조직호흡을 급속히 저하시킴으로써 치명률이 높은 중독의 원인이 된다. 성인에 대한 치사량은 약 200mg 정도이며 시안산의 생성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식품을 가열해 가수분해효소를 불활성화시키거나 물에 담가서 시안배당체를 용출시키는 것이 좋다.
- 아미그달린 amygdalin
아미그달린은 장미과에 속하는 식물에 존재하는 시안배당체로 산이나 효소에 의해 가수분해되면 벤즈알데히드와 2 분자의 포도당 및 시안산을 형성하며 시안산에 의해 유독작용을 나타낸다.
- 듀린 dhurrin
곡류 중 수수류에 시안배당체인 듀린이 함유되어 있는데 그 아글리콘은 파라히드록시만델로니트릴(ρ-hydroxymanadelonitrile)이다. 수수에 약 3~5%, 수수의 푸른 잎에 0.2% 정도가 함유되어 있으나 식용으로 섭취되기 전에 효소에 의해 가수분해되어 시안산의 함량이 급격히 감소된다.
- 리나마린 linamarin
미얀마나 미국에서 생산되는 오색콩(일명 미얀마콩, 리마콩)에 함유된 리나마린은 패서루나틴(phaseolunatin)으로도 불리는 시안배당체이다. 두통, 소화불량, 구토, 설사, 복통 등을 유발한다.
리신 및 리시닌 ricin / ricinine
피마자유 제조에 사용되는 파마자씨에는 리신과 리시닌이라는 유독성분이 함유되어 있다. 리신은 콩과 식물에도 존재하는 헤마글루티닌(또는 렉틴)이라는 적혈구를 응집시키는 식물성 단백질의 일종이며 독성이 매우 강하다. 피마자유나 피마자유박에 의해 복통, 설사 등의 중독증상을 유발하지만 열에 의해 쉽게 파괴되고 기름을 정제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제거된다. 리시닌은 리신보다 적은 것으로 추정되는 알칼로이드 독소이며 극소량 존재하므로 큰 문제는 없다.
고시폴 gossypol
목화씨(면화씨)의 황색색소인 고시폴은 폴리페놀화합물의 일종으로 면실유를 착유 시 기름에 혼입 된다. 알칼리 처리 등의 기름 정제과정에서 대부분 제거되지만 면실유에 잔류량이 약 0.02%, 면실박에 0.7~1.5% 정도 함유되어 있어 면실박을 사료로 이용하기에는 많은 제한이 있다. 고시폴은 항산화 작용이 있으나 보통은 독성 때문에 제거하며 2가 철이온(Fe³+)과 칼슘에 의해 불용성 침전을 형성하므로 쉽게 제거가 가능하다. 중독 시 간 손상, 출혈, 부종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시큐톡신 cicutoxin
독미나리에 함유된 시큐톡신은 섭취 후 수분 내지 2시간 이내에 위통, 구토, 현기증, 경련 등의 증상을 일으키고 중증의 경우 의식불명, 10~20시간 후 호흡마비로 사망하는 맹독성 독성물질이다. 독미나리는 여름에 강가나 늪 등의 습지에서 자라며 모양이 미나리와 비슷하지만 훨씬 크므로 구별할 수 있다.
사포닌 saponin
사포닌은 사포제닌(sapogenin)이라는 다환식 화합물을 아글리콘으로 갖는 일군의 배당체로 결합하는 당은 주로 포도당, 갈락토오스, 아라비노오스 등이다. 사포제닌과 달리 사포닌은 용혈작용이 있으며 수용액을 진탕 하면 비누용액처럼 지속성의 거품이 생기고 쓴맛을 낸다. 대두, 팥, 시금치, 도토리열매, 차열매, 도라지뿌리 등은 사포닌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식품이므로 물에 담가 충분히 우려내는 것이 좋다.
기타
대두, 강낭콩, 완두콩 등에 함유된 유독성분으로 단백질 가수분해효소 저해제인 트립신 저해제(trypsin inhibitor)는 보통 100℃에서 30분 정도 가열하면 거의 파괴된다.
크로탈라리아 잡초의 씨(콩과식물)로 곡류에 혼입 되는 피롤리지딘(pyrrolizidine)은 알칼로이드 화합물로 간 기능장해, 폐 손상을 유발하는 발암성 독성물질이다.
고사리의 프타퀴로시드(ptaquiloside)는 노어시스퀴테르페노이드(norsesquiterpenoid) 배당체로 매우 불안정한 발암성 물질이다. 고사리의 떫고 쓴맛을 우려내는 과정에서 쉽게 분해되므로 물로 충분히 우려내면 안전하다.
소철의 유독성분인 시캐신(cycasin)은 근위축성 측색경화증이나 운동실조와 같은 중독증상을 나타내는 발암물질이다.
스코폴라민(scopolamine)은 가시독말풀의 유독성분으로 30분 후 흥분상태가 되어 미치광이풀과 같이 무도병 같은 몸놀림, 환각 등의 증상을 보인다.
테믈린(temuline)은 밀밭의 밀에 섞여 자라는 독보리의 유독성분으로 구토, 설사, 배뇨곤란, 경련, 혼수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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