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성 식품의 독성물질
동물성 식품 중에 내인성 독성을 나타내는 것은 대부분 수산물로 그 독성물질은 분자량이 매우 작은 것부터 거대한 단백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지만 그 화학적 특성이 모두 밝혀진 것은 아니다. 주로 생선의 독성물질이 함유된 조직을 섭취할 때나 플랑크톤으로부터 생물농축된 독소를 함유한 조개류를 섭취할 때 일어난다.
어류의 독성물질
- 테트로도톡신 tetrodotoxin
복어의 난소에서 처음 분리된 독성분인 테트로도톡신은 복어의 테트로돈(tetrodon)에서 유래한 것으로 1909년에 명명되었다. 해양세균에 의해 생성되어 생물농축을 통해 복어에 축적되거나 복어 체내에서 자연생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학구조 내에 헤미아세탈 고리를 가지고 있는 매우 강력한 독소로 결정은 무색, 무미, 무취의 약염기성이며 자외선에 의해 특이한 파장을 나타낸다. 난수용성이고 산과 열에 안정하여 가열에도 파괴되지 않으나 알칼리에 불안정하여 4% 수산화나트륨 용액에서 20분 정도면 독성이 파괴된다.
복어의 독력은 복어의 종류, 부위, 계절, 개체 및 지역 등에 따라 차이가 있어 검복, 매리복, 황복 등의 독성이 가장 강하고 난소에 특히 독이 많은데 난소 1개에 있는 독성 함량은 10g으로 한 마리당 들어있는 양으로도 14~30명까지 사망할 수 있다. 그 뒤로 간, 피부, 창자의 순이며 근육에는 적게 들어 있다. 수컷보다 암컷의 간장 독성이 더 강하다. 계절별로는 산란기 직전인 4~6월에 독성이 가장 강하다.
복어 독은 신경독이며 운동신경, 지각신경의 말초를 마비시킴과 동시에 연수(延髓)의 중추에도 작용한다. 치사량은 60%에 이를 정도로 매우 높고, 중독증상은 섭취 후 20분~3시간 이내에 나타나는데 대개 4단계로 구분된다.
1단계에서는 먼저 입 주위나 혀의 감각이 마비되고 걸음을 제대로 걷지 못한다.
2단계에서는 촉각 · 미각이 둔화되고 사지의 운동장해, 발성장해,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지만 의식은 뚜렷하다.
3단계에서는 골격근이 완전마비되고 발성과 호흡곤란이 일어나며 청색증(cyanosis)이 나타나고, 모든 반사기능이 없어진다.
4단계에서는 의식불명과 호흡정지로 사망한다.
- 시가톡신 ciguatoxin
열대나 아열대의 산호초 주변에 서식하는 어류에 존재하는 시가톡신은 시가테라(ciguatera) 중독이라는 흔한 생선 식중독을 야기하는 독성물질로 열에 안정하여 가열조리에 의해서도 파괴되지 않으며 위산에도 강한 성분이다. 시가테라 독을 갖는 어류는 태평양의 열대 또는 아열대 해역, 인도양, 카리브해 등에 400종 이상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식품위생상 문제 되는 것은 10~30종 정도이다.
주요 중독증상은 위장장해로 메스꺼움, 구토, 설사 등을 나타내고 근육통, 심박동의 변화 등이 보인다. 특히 입 주위나 손발의 온도감각에 이상이 나타나 저온물체에 닿으면 통증을 느끼는 드라이아이스 감각(dry ice sensation)이라는 시가테라 특유의 증상을 나타낸다.
시가테라 중독에는 시가톡신 이외에도 마이토톡신(maitotoxin), 스카리토톡신(scaritotoxin), 팔리톡신(palytoxin)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조개류의 독성물질
- 삭시톡신 saxitoxin, STX
삭시톡신은 조개가 먹는 플랑크톤이 갖는 독성분이 조개에 축적되어 생성되는 유독성분으로 마비성 조개중독(paralytic shellfish poisoning, PSP)의 원인물질이다. 주로 섭조개, 대합조개, 홍합, 모시조개, 가리비 등에 함유되어 있다. 마비성 조개독은 유독한 플랑크톤에 의한 적조현상이 2~3주 정도 지속되는 동안 조개류에 생성, 축적되고 독성이 증가하지만 적조가 끝나면 3주 내에 독을 배설하거나 분해한다. 조개중독의 원인물질은 삭시톡신 외에 화학구조 내 치환기의 종류와 위치에 따라 고니어톡신(gonyautoxin, GTX), 프로토고니어톡신(protogonyautoxin, PX) 등 20여 종이 알려져 있다.
삭시톡신은 내열성이라 일반 가열 조리에 의해 쉽게 파괴되지 않으며 수용성이므로 끓이는 과정에서 다른 식품을 오염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중독증상으로는 말초신경의 마비, 언어장애, 입술이나 혀의 이상, 두통, 구토 등이고 심한 경우 호흡마비로 사망하며 치사율은 10%에 달한다.
삭시톡신의 독성은 여름철에 매우 강하며 사람에 대한 최소치사량은 0.5mg 이하인 것으로 추정된다.
- 베네루핀 venerupin
베네루핀의 화학적 본체는 불분명하나 일종의 아민화합물로 에테르, 클로로포름, 에탄올에는 불용이나 메탄올에는 잘 녹고 pH5~8에서는 열에 안정하며 100℃에서 1시간 이상 가열해도 파괴되지 않는다. 주로 굴, 모시조개, 바지락에 함유되어 있다.
베네루핀을 섭취하면 1~1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변비, 구토, 두통, 전신권태 증상이 나타나고 팔, 다리 등의 피하에 좁쌀 크기의 암적색 출혈 반점이 나타난다. 간장독의 일종으로 간장비대, 황달 등과 같은 간 기능 저하 증상을 보이고 심하면 피를 토하고 혈변이 나타나고 호흡곤란으로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보통 10시간~7일 이내에 사망하게 되며 치사율은 44~50%에 이른다.
- 브레비톡신 brevetoxin
브레베톡신은 프티크디스커스 브레비스(ptychdiscus brevis)라는 유독 플랑크톤이 생산하는 독소로 굴이나 고동에 축적된다. 신경성 조개중독(neurotoxic shellfish poisoning, NSP)을 유발하는 독소로 고리형 폴리에테르 화합물로 지용성이며 열에 강하다. 섭취한 지 수 시간 내에 구토와 설사증상이 나타나고 안면의 감각에 이상이 생기며 운동실조 등의 증상을 보이나 일반적으로 1일 이내에 회복된다.
- 테트라민 tetranine
테트라민은 아민의 일종인 테트라민([CH₃]₄N+) 화합물로 한류성의 깊은 바다에 서식하는 육식성 권패에 존재하는 독성물질이다. 명주매물고동, 보라골뱅이, 조각매물고동, 나팔고동 등에 축적되어 있다. 섭취 후 30분 정도 지나면 두통, 눈 밑의 통증, 두드러기 등의 식중독 증상이 나타나며 보통 2~3시간 후 회복되고 사망하는 일은 없다.
- 기타
오카다산(okadaic aicd), 디노피시톡신(dinophysis toxin), 펙테노톡신(pectenotoxin), 예시노톡신(yesinotoxin) 등은 가리비, 모시조개, 바지락 등의 조개류가 유독 플랑크톤을 섭취하여 생산된 독소이며 설사, 구토, 복통과 같은 급성위장염 증세를 보이는 설사성 조개중독(diarrhetic shellfish poisoning, DSP)의 원인물질이다. 지용성 화합물이며 열에 강해 가열조리에 의해서도 파괴되지 않는다. 초여름 남해안에서 많이 검출되며 섭취 후 수시간 내에 중독 증상이 나타나나 보통 3일 이내에 회복된다.
돔산(domic acid)은 홍합 등에서 발견되며 신경흥분성 아미노산으로 중독되면 구토, 복통, 설사 등과 같은 위장장애뿐 아니라 건망증과 유사한 단기기억상실, 방향감각 상실 등의 신경계 이상 증세를 보이는 기억상실성 조개중독(amnestic shellfish poisoning, ASP)의 원인물질이며 국내에서는 아직 발생한 예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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