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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이야기

곰팡이에 의한 독과 식중독

by 류린하 2023.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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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류 및 농산물 등에는 여러 종류의 미생물이 기생하는데 이 중 곰팡이가 생산하는 곰팡이독이 문제가 된다. 곰팡이에 오염이 되면 곰팡이 독(mycotoxins)이 생성되는데, 이는 곰팡이가 생산하는 2차 대사산물로서 사람이나 가축에게 질병이나 이상 생리작용을 유발하는 물질이다. 진균중독증 또는 곰팡이독증(mycotoxicosis)은 곰팡이가 생긴 식품을 섭취했을 때 일어나는 건강장해를 말한다. 곰팡이독의 원인식품은 곡류, 두류 및 이들의 가공품 등의 탄수화물 식품이며 셀룰라아제(cellulase), 아밀라아제(amylase) 등의 활성이 강한 아스퍼질러스(Aspergillius), 페니실리움(Penicillium) 및 후사리움(Fusarium) 속인 곰팡이가 대표적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곡류와 발효식품, 양조식품을 많이 섭취할 뿐 아니라 고온다습한 여름철 기후는 곰팡이 번식에 최적이므로 식품위생상 중요한 문제가 된다.

 

곰팡이독이 가장 문제시되는 것은 대부분의 곰팡이류는 일반적으로 열에 약해 50~60℃에서 10분 정도로 죽지만 곰팡이독은 열에 안정하여 분해되지 않고 남아있다는 점이다.

 

아플라톡신 Aflatoxin

아플라톡신은 아스퍼질러스 플라부스(Aspergillus flavus), 아스퍼질러스 파라시티쿠스(A. parasiticus)와 같은 아스퍼질러스 속 곰팡이가 생성하는 독소로 강력한 발암물질이다. 급성 독성은 반수치사량(LD50) 240㎍/kg으로 사람을 비롯한 동물, 조류, 어류 등에 침입되어 심한 간기능 장애를 동반한 중독증상을 나타낸다. 탄수화물이 많은 쌀, 보리, 옥수수 등이 대표적이고 땅콩, 목화씨, 밀가루 등도 주 오염원이며 최적 생성조건은 기질의 수분 16% 이상, 온도 25~30℃, 상대습도 80~85% 이상이다. 

 

아플라톡신의 구조유사체로는 자외선을 쪼이면 청자색의 형광을 발하는 B₁, B₂와 녹색의 형광을 발하는 G₁, G₂ 및 섭취한 동물의 대사물로 배서되며 자색의 형광을 발하는 M₁, M₂를 포함한 16종이 알려져 있다. 이 중 B₁의 독성이 가장 강하고 B₂, G₁, G₂ 등도 강한 독성을 나타낸다. 아플라톡신 B₁은 강력한 발암물질로 지용성이며 강산이나 강알칼리에 약해서 분해된다. 그러나 내열성이 매우 강해 일반적인 식품가공상의 가열처리나 조리조건에 의해서는 파괴되지 않는다.

 

아플라톡신은 발암성이 강하며 특히 간암을 유발하고 사람이나 동물에게 급성, 만성중독을 일으키기 때문에 규제가 상당히 엄격하다. 우리나라의 아플라톡신 B₁의 허용기준치는 곡류, 두류, 견과류 및 그 단순가공품(분쇄, 절단 등) 10 ppb, 사료 50 ppb이지만, 일본에서는 식품에서 검출되지 않아야 하고 사료의 허용기준치는 10~10 ppb이다. 미국, 태국, 필리핀,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에서는 각각 총량 20 ppb 이하이다.

 

 

오크라톡신 ochratoxin

오크라톡신은 아스퍼질러스 오크라세우스(Aspergillus ochraceus)와 페니실리움 베루코슘(Penicillium verrucosum) 등이 생산하는 2차 대사산물인 곰팡이독이다. 주로 쌀, 보리, 밀, 수수와 같은 곡류, 옥수수, 두류, 커피콩 등에 많으며 과일, 향신료 등에서도 발견된다. 오크라톡신에는 A, B, C형의 3종류가 있으며 이 중 A형의 독성이 가장 강하며 간장장애와 신장장애를 일으킨다.

 

동물에서는 기형을 유발하고 간과 신장에 치명적인 손상을 주며 발암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인체에 대해서는 신장 및 피부질환 등을 유발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간장, 된장, 고추장 등이 오크라톡신에 오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허용기준치는 설정되지 않았다.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곡류에 대한 허용 기준치를 5~50 ppb로 설정해 규제하고 있다.

 

 

황변미독 yellow rice toxins

수분을 많이 함유하는(14~15% 이상) 쌀에 페니실리움(Penicillium)속 곰팡이가 번식하면 쌀이 황색으로 변질하여 황변미가 되며 여기에는 곰팡이 대사산물인 황변미독이 존재한다. 황변미는 동남아시아산 쌀에 많으며 현재까지 3종이 보고되고 있다. 특히 저장곡류에 오염이 되어 적색 또는 황색의 색소를 생성하여 황변미를 유발한다.

 

톡시카리움(toxicarium) 황변미는 1930년대 대만산 쌀에서 발견되었으며 페니실리움 톡시카리움(Penicillium toxicarium) 곰팡이의 대사산물인 시트레오비리딘(citreoviridin)이 독성물질이다. 가장 강력한 신경독으로 상행성 마비, 호흡장애, 경련 등을 일으킨다.

 

아이슬란디아(islandia) 황변미는 이집트산 쌀에서 발견되었으나 동남아산 쌀에 많으며 페니실리움 아이슬란디쿰(Penicillium islandicum)이 기생하여 생긴다. 루테오스키린(luteoskyrin)과 아이슬란디톡신(islanditoxin)과 같은 독성물질을 생산한다. 모두 간장독이면서 발암성이 있어 간경화, 간종양, 간암 등을 일으킨다.

 

페니실리움 시트리눔(P. citrinum)은 1951년 태국산 쌀에서 분리되어 발견되었고, 주로 백미에서 생육하여 쌀을 전체적으로 황색으로 변하게 하며 자외선을 쪼이면 강한 황색의 형광을 나타낸다. 생성된 시트리닌(citrinin)이라는 곰팡이독은 독성이 강한 신장독으로 신사구체를 장해하여 세뇨관에서 물의 재흡수를 저하시켜 소변량을 증가시키며 급성 또는 만성의 신장괴사(nephrosis)를 일으킨다.

 

황변미의 종류 원인균 곰팡이독 중독증상 오염식품
톡시카리움 황변미 Penicillium citreoviride citreoviridin 호흡장애, 신경장애, 경련, 혈액순환 장애 등
아이슬란디아 황변미 P. islandicum luteoskyrin
islanditoxin
cyclochlotin
간경화, 간종양, 간암 등 쌀, 보리, 밀, 수수
태국 황변미 P. citrinin citrinin 급성, 만성의 신장증 쌀, 옥수수, 보리

 

제라레논 zearalenone

후사리움 그라미네아룸(Fusarium graminearum)에 의해서 생산되는 주요 독소로 이 곰팡이에 오염된 옥수수, 보리, 목초 등을 먹은 가축이나 돼지 등의 축산물에서 검출된다. 이 독소에 중독되면 체내에서 에스트로겐 작용을 하여 최종적으로 외음부, 유방 및 자궁의 종창을 유발한다.

 

 

패툴린 patulin

패툴린은 페니실리움 패툴룸(Penicillum patulum)이 생성한 독소로 1954년 일본에서 발생한 맥아뿌리를 사료로 먹인 젖소의 집단 중독 폐사사건의 원인물질이다. 패툴린은 페니실리움 패툴룸 외에 페니실리움 엑스판숨(P. expansum), 페니실리움 라피도숨(P. lapidosum), 페니실리움 멜리니(P. melinii), 아스퍼질러스 클라바투스(Aspergillus clavatus), 아스퍼질러스 자이갠티우스(A. gigantius) 등 여러 종류의 곰팡이에서 분리되며 사과, 복숭아, 바나나와 같이 갈변을 일으키는 대부분의 과일에서도 발견된다.

 

패툴린은 내열성이 강해서 통조림이나 병조림 식품의 오염원이 되기 쉽지만 알코올 발효에 의해 파괴되므로 알코올음료에서는 검출되지 않는다.

 

패툴린은 신경독으로 출혈성 폐부종, 간장과 비장, 신장의 모세혈관 손상, 뇌와 중추신경에 출혈반이 생기며 피하종양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맥각독

맥각독은 보리 특히 라이보리의 개화기에 클라비셉스 푸에프레아(Claviceps pueprea), 클라비셉스 파라팰리(C. paspali)가 기생하여 생성하는 흑자색의 균핵인 맥각(ergot)이 혼입 된 곡류를 섭취하면 맥각 중독을 일으킨다. 맥각 중독은 중세 유럽의 라이보리 생산지에서 많이 발생하였으며 맥각균에 오염된 보리는 흑청색을 띠고 조직이 쉽게 부서진다.

 

맥각에는 교감신경 차단작용이 있는 에르고타민(ergotamine)과 에르고톡신(ergotoxin), 자궁수축작용이 있는 에르고메트린(ergometrin), 에르고신(ergosine), 에르고크리스틴(ergocristine) 등 5종의 유독 알칼로이드가 존재하며 각기 다른 증상을 유발한다. 맥각은 열에 상당히 안정한 알칼로이드라서 일반 조리나 가공에 의해 파괴되지 않는다.

 

곡류 중에 맥각이 0.5% 이상 혼입되면 만성중독을 일으키고 7% 이상이면 치명적이다. 급성중독되면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소화기계증상과 지각이상, 운동장애, 유산, 조산 등의 증상이 나탄나다. 만성중독에는 경련발작을 일으키는 경련형과 말초혈관의 순환장애에 의해 사지의 괴저를 일으키는 괴저형이 있다.

 

각국에서는 곡류 중의 맥각혼입률을 규제하고 있는데 미국 0.3%, 캐나다 0.2%, 러시아 0.15%로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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